피부관리와 건강

자외선차단제 SPF와 PA, 숫자가 의미하는 것

윤이 나 2026. 9. 3. 12:04

선크림을 고를 때마다 SPF50, PA++++ 같은 숫자와 기호를 보게 됩니다. 저도 기미 관리를 위해 무기자차, 유기자차, 혼합자차를 직접 써본 경험이 있지만, 정작 SPF와 PA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 경험보다 이 숫자들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해서 정리해보려 합니다.

선크림 바르는 모습

SPF는 무엇을 막아주는 걸까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중에서도 UVB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UVB는 피부를 붉게 만들고 화상처럼 자극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피부 노화와 색소침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흔히 SPF 숫자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피부가 붉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몇 배 늘려주는가"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맨 피부로 10분 만에 피부가 붉어지는 사람이 SPF30 제품을 바르면 이론적으로는 그 시간이 30배, 즉 300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수치이고, 실제로는 바르는 양, 땀이나 물에 씻겨나가는 정도,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SPF50이라고 해서 SPF30보다 무조건 훨씬 오래 버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 '시간'을 실생활에 그대로 대입하기도 어렵습니다. 계산상으로는 SPF30을 바르면 300분(5시간) 정도 버틸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되지만, 실제로는 땀, 자외선 세기(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다름), 얼마나 두껍게 발랐는지에 따라 그 시간이 훨씬 짧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SPF 지수를 '몇 시간 동안 안 발라도 되는 보증서'처럼 생각하기보다는, 참고용 지표 정도로 받아들이고 재도포 습관을 함께 챙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SPF15는 UVB를 약 93%, SPF30은 약 97%, SPF50은 약 98%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숫자가 커질수록 차단율 차이는 점점 미미해집니다. SPF30에서 SPF50으로 올라갈 때 차단율은 1% 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이나 사용감(백탁, 무거움)은 꽤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높은 숫자를 고르는 것이 항상 효율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는 SPF30~50 정도의 제품을 충분한 양으로, 자주 덧바르는 것이 SPF 숫자 하나만 높은 제품을 얇게 바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상황별로 권장되는 SPF 지수도 조금씩 다릅니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며 창가에 잠깐 앉는 정도라면 SPF15~30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고, 야외활동이 많거나 자외선이 강한 계절, 물놀이나 등산처럼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SPF50 이상에 PA++++ 등급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가이드일 뿐이고, 개인의 피부 민감도나 기저질환(광과민증, 특정 약물 복용 등)에 따라 필요한 차단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PA는 또 다른 종류의 자외선을 막아줍니다

자외선은 크게 UVA와 UVB로 나뉘는데, 이 둘은 파장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PA는 SPF와 달리 UV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UVA는 UVB보다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한 진피층까지 도달할 수 있고,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고 주름과 색소침착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흐린 날이나 유리창을 통과해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SPF만큼이나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PA는 +부터 ++++까지 4단계로 표시되며, +가 많을수록 UVA 차단 효과가 크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는 PA+가 UVA 차단 효과가 있음, PA++가 상당히 있음, PA+++가 매우 있음, PA++++가 최고 수준으로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마다 UVA 차단 효과를 표시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서, 유럽에서는 원형 안에 UVA라고 쓰인 마크로, 미국에서는 '광범위(Broad Spectrum)'라는 표시로 UVA 차단 여부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제품에 따라 표기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해외 직구 제품을 사용하실 때는 이 부분을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기미나 색소침착이 고민이라면 SPF뿐 아니라 PA 등급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자외선을 막는 방식의 차이

앞서 [무기자차 선크림을 선택한 이유][유기자차 선크림의 장단점], [혼합자차를 선택했던 이유]에서 각각의 사용 경험을 다룬 적이 있는데, SPF와 PA 지수는 이 세 가지 방식 모두에 공통적으로 표시되는 지표입니다.

무기자차는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반사·산란시키는 방식이라 발림성이 다소 무겁고 백탁이 생길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어 민감한 피부에 권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기자차는 자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라 발림성이 가볍고 백탁이 적은 대신, 흡수 과정에서 일부 사람에게 자극이나 눈 시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혼합자차는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해 장단점을 절충한 형태입니다. 같은 SPF50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발림성과 자극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숫자만 보고 고르기보다는 본인 피부에 맞는 방식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양과 빈도

아무리 SPF와 PA 지수가 높은 제품을 사용해도, 충분한 양을 바르지 않으면 표시된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얼굴 전체 기준으로 500원 동전 크기 정도의 양을 발라야 제품에 표시된 SPF 수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이만큼 바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땀이나 물, 시간 경과에 따라 차단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외출이 길어질 경우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 권장됩니다.

 

'워터프루프' 또는 '내수성' 표시가 있는 제품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차단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내수성 제품은 물속에서 40분, 강한 내수성 제품은 80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고 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발라야 한다는 뜻이지 하루 종일 효과가 지속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거나 땀을 훔치는 동작만으로도 차단막이 상당 부분 지워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야외활동 중에는 생각보다 자주 덧발라야 하는 셈입니다.

 

저는 [기미 관리를 이어오면서] SPF·PA 숫자보다는 성분 방식(무기자차인지 유기자차인지)에 더 집중해서 제품을 골라왔는데, 이번에 정리해 보니 앞으로는 숫자도 함께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얼굴은 매일 바르지만 양을 넉넉하게 쓰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이 부분부터 조금씩 신경 써보려 합니다.

자외선을 완전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크림 외에도 양산이나 모자, 얇은 겉옷처럼 물리적으로 햇빛을 가리는 방법을 함께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가능하면 그늘을 찾거나 실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자외선차단제는 특정 질환이나 광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성분에 따라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피부에 이상 반응이 반복된다면 피부과에서 성분을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처럼 기미나 색소침착이 고민이라면 SPF와 PA 지수, 성분 방식, 사용량과 재도포 주기까지 함께 챙기는 것이 자외선차단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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