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숨이 끝까지 들이마셔지지 않는 느낌이 들어 내과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라, 그때는 공황장애라는 말조차 지금처럼 흔하게 쓰이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내과에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대신 운동을 배워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운동이 좋을지 여쭤보니 수영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수영을 등록했습니다. 마침 그때는 다이어트에도 관심이 많던 시기라, 몸매 관리에도 좋다는 수영이 여러모로 끌렸습니다.

호흡법부터 막힌 자유형
그런데 수영을 배우는 동안 오히려 힘들었습니다. 자유형을 하려면 호흡법이 되어야 하는데, 저는 숨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숨쉬기가 편안한 게 아니라 계속 의식하며 쉬어야 했고, 숨이 끝까지 들어오는 느낌도 아니었습니다. 자유형은 얼굴을 돌려 숨을 들이마시고 물속에서 내뱉어야 하는데, 저는 들이마시는 숨이 늘 부족했습니다. 결국 정석대로 따라가지 못했고, 그나마 제가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했습니다. 그래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물속에서 리듬을 타듯 자연스럽게 숨을 쉬는데, 저만 매번 숨이 부족해서 허우적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강사님은 계속 정확한 호흡 타이밍을 알려주셨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그대로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영법마다 달랐던 숨쉬기의 어려움
반대로 배영을 할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계속 누운 자세라 숨을 제 마음대로 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영은 물속에 얼굴이 잠기는 시간이 있어서 역시 숨쉬기가 힘들었고, 접영은 아예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네 가지 영법 중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던 건 배영 하나뿐이었으니, 결국 이런 이유들이 겹치면서 수영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몸이 유난히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처음 수영을 등록했을 때는 날이 추워서 수영장 물이 미지근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자 오히려 수영장 물이 차가워졌습니다. 보통은 물에 들어가 몸을 움직이면 체온이 오르면서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저는 수영하는 내내 몸에 열이 오르지 않는 건지 계속 추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들오들 떨면서 수영을 했으니, 그것도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물속에서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떨었던 날도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니 저만 유난스러운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숨을 못 쉽니다
숨쉬기에 도움이 될까 하고 배웠던 수영이었는데, 결국 호흡 문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물에 뜨고 수영을 조금 할 수 있게 된 정도였습니다. 돈을 내고 제대로 배운 유일한 운동이었는데, 정작 처음 배우려던 목적은 이루지 못한 채 끝난 셈입니다. 지금도 저는 여전히 숨이 끝까지 들이마셔지지 않는 느낌을 종종 겪습니다. 요즘은 공황장애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다 보니, 다른 증상으로 병원에 갔다가 이 호흡 증상을 이야기하면 몇몇 의사 선생님들이 과호흡증후군이나 공황장애가 의심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식으로 진단받은 건 아니고, 호흡기내과에 가보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에 맞춰 병원에 가는 것이 쉽지 않아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숨이 답답한 순간에는 병원 갈 정신도 없고, 지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지니 계속 미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호흡증후군은 호흡이 얕고 빨라지면서 숨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공황장애 역시 호흡곤란이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신체 증상으로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증상은 다른 신체적 원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저처럼 오래 방치하기보다는 증상이 있을 때 가까운 병원이나 호흡기내과,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히 확인해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숨쉬기 편해지고 싶어서 시작했던 수영이 오히려 숨쉬기 힘든 운동이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병원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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