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변비가 오랫동안 심한 편이었습니다. 예전에 [변비 때문에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글에서 생활습관 전반을 돌아봤던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엔 그중에서도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에 조금 더 집중해서 풀어보려 합니다. 특히 임신 중일 때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때는 푸룬주스가 그나마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마셨는데, 확실히 효과는 있었습니다. 다만 마셔야 하는 양이 많았고, 화장실에 가기까지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돼서 힘들었습니다. 이것도 제품마다 제가 느끼는 효과가 달라서, 효과가 있었던 한 가지 제품만 꾸준히 먹었습니다. 그런데 둘째를 가졌을 땐 그마저도 듣지 않아서, 둘째 때는 유독 더 고생했습니다. 같은 방법이 매번 통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효과가 없었던 것들, 그리고 변비약
아이를 낳고도 변비는 계속됐습니다. 효과가 있다는 요구르트를 사 먹어도 배만 부르고 화장실은 가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먹으면 달라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배부르기만 하고 아무 반응이 없으니 오히려 배가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종류별로 돌아가며 먹다가 결국 중단했고, 그냥 변비인 채로 지내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요구르트도 브랜드를 바꿔가며 몇 주씩 먹어봤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광고에서는 다들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왜 저에게만 안 통하는 건지 답답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너무 괴로워서 약을 먹기로 했습니다. TV 광고에도 나오는 변비약을 구입해 먹기 시작했는데, 자주 먹으면 안 좋을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만 먹기로 정했습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편했지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배가 너무 아파서 그것대로 괴로웠습니다. 배가 아파오면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간편하고 효과가 확실하니 계속 먹게 되었습니다. 매번 배가 아플 걸 알면서도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결국 같은 약으로 돌아가는 날들이 반복됐습니다.
아이의 과민성 대장과 유산균
그런데 저희 아이는 저와 정반대였습니다. 과민성 대장으로 설사를 하는 편이라, 저처럼 화장실을 자주 가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덜 가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과민성 대장에 유산균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수와 함량을 나름 확인해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유산균은 장내 세균 환경이 바뀌기까지 꾸준히 먹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오히려 설사가 더 심해지니 아이가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좋아지기 전에 한 번 더 나빠지는 구간을 버텨야 하는 건데, 그걸 어린아이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품으로 바꿔보려 해도, 한 번 겪고 나니 아이가 아예 유산균 자체를 거부하게 됐습니다.
결국 먹다 남은 유산균은 제가 먹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꾸준히 먹는 편이 아니었고, 별다른 반응도 느끼지 못해 얼마 못 가 중단했습니다. 아이 것과 제 것, 두 가지 유산균 모두 어중간하게 시도하다 그만둔 셈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정말 이 변비를 평생 안고 가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후 늘 같은 변비약만 사다가, 한 약국에서 생약 성분으로 된 변비약을 추천받아 지금은 그걸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저도 약에 의존하지 않고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약 말고 뚜렷하게 도움이 됐던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있었습니다. 운동을 전혀 안 하다가 처음 슬로우러닝을 시작했을 때, 화장실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가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변비약을 먹어야만 겨우 가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흐름이었습니다. 장이 그동안 잘 움직이지 않고 있었던 걸까,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장에도 영향을 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발목 문제 때문에 슬로우러닝을 그만두고 실내자전거로 바꾸면서, 화장실 가는 빈도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니 운동이 도움이 됐던 건 확실한데, 정확히 어떤 종류의 움직임이 필요했던 건지는 저도 아직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실내자전거로는 왜 같은 효과가 안 나타나는지, 유산소량의 차이인지 자세의 차이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유산균이나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내장 내 유익균을 보충해 장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균주 종류나 개인의 장 내 환경에 따라 효과와 반응 속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처럼 장이 예민한 경우에는 새로운 유산균이 오히려 일시적으로 배변 양상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 아이의 과민성 대장 관리는 임의로 이것저것 시도하기보다 소아과나 소화기 전문의와 상의하며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변비약을 장기간 정기적으로 먹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쯤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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