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와 건강

비타민B12 결핍과 신경계 증상

윤이 나 2026. 9. 9. 22:37

예전에 [몸이 보내는 영양소 부족 신호 6가지]에서 손발 저림, 기억력 저하 같은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다녔던 경험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비타민B12 결핍이 신경계 증상과 관련될 수 있다고 짧게 언급했었는데, 이번엔 비타민B12가 왜 신경계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지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던 증상들이 사실은 특정 영양소 하나와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꽤 흥미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손저림

비타민B12는 어떤 역할을 할까

비타민B12(코발라민)는 적혈구 생성, DNA 합성, 그리고 신경계 기능 유지에 관여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간에 상당량 저장될 수 있어서, 섭취가 갑자기 부족해져도 몇 년에 걸쳐 서서히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오랜 기간 결핍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부분입니다. 특히 신경섬유를 감싸고 있는 수초(미엘린)라는 절연 물질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초는 전선의 피복처럼 신경 신호가 손실 없이 빠르게 전달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이 수초가 손상되거나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신경 전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또한 비타민B12는 엽산과 함께 적혈구를 만드는 과정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핍이 심해지면 비정상적으로 크고 미성숙한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비타민B12 결핍이 흔히 빈혈과 함께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신경계 증상이 빈혈보다 먼저, 혹은 빈혈 없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왜 결핍이 생길까

비타민B12는 육류, 생선, 조개류, 달걀,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 있어서, 채식을 엄격하게 하는 경우 섭취량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조개류와 간에는 비타민B12가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채식 위주 식단에서는 별도의 신경을 써야 하는 영양소로 꼽힙니다. 그런데 섭취량 부족보다 더 흔한 원인은 흡수 문제라고 합니다.

 

비타민B12가 흡수되려면 위에서 분비되는 내인자(intrinsic factor)라는 단백질과 결합해야 하고, 이후 소장의 끝부분(회장)에서 흡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 중 어느 단계에서든 문제가 생기면 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축성 위염이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내인자 분비가 줄어드는 악성빈혈, 위 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 크론병처럼 소장 흡수 기능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 있는 경우 흡수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악성빈혈은 이름 때문에 흔히 오해를 사는데, '악성'이라는 표현은 예전에 치료법이 없어 심각했던 시절에 붙여진 이름이고, 현재는 비타민B12 보충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위산 분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도 흡수율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고령층에서 비타민B12 결핍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실제로 60세 이상 인구 중 상당수가 위축성 위염 등으로 인해 음식에 포함된 비타민B12를 제대로 유리시켜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한 위산분비억제제(제산제, PPI 계열 약물)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에도 비타민B12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이런 약을 복용 중이라면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경계 증상은 왜 이렇게 다양할까

비타민B12 결핍의 신경계 증상은 손발 저림이나 감각 이상(따끔거림, 무감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말초신경병증이라고 불리는데, 주로 발끝이나 손끝처럼 몸의 말단 부위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진행되면 균형감각 저하, 걸음걸이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아급성 복합 척수변성이라는, 척수의 특정 신경로가 손상되는 상태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상태가 진행되면 걷는 자세가 불안정해지거나, 어두운 곳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척수에서 몸의 위치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로가 손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됩니다.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판단력 변화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결핍에서는 치매와 유사한 증상으로 오인될 정도의 인지 저하가 나타난 사례도 보고된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런 인지 증상은 결핍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은 경우라면 비타민B12를 보충하면서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원인 모를 인지 저하를 겪는 고령층에서 감별해야 할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기분 변화(우울감, 무기력) 역시 결핍과 관련해 언급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신경계 증상이 빈혈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거나, 빈혈 없이 신경계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경우, 빈혈 소견은 가려지면서 신경계 손상만 먼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더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비타민B12 결핍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신경계 증상이 있다면 별도로 비타민B12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어떻게 할까

비타민B12 결핍은 혈액검사로 혈중 비타민B12 농도를 측정해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경계 수치에 있는 경우 메틸말론산(MMA)이나 호모시스테인 같은 대사물질 수치를 추가로 확인해 결핍 여부를 더 정확히 판단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손발 저림과 기억력 저하로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매번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들었는데, 그때 비타민B12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했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심전도나 뇌 CT처럼 큰 검사는 여러 번 받았지만, 이렇게 특정 영양소 수치까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확인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에 정리하면서, 다음에 비슷한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면 비타민B12 수치도 함께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료와 관리

결핍이 확인되면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 섭취 부족이 원인이라면 경구 보충제로 충분한 경우가 많지만, 내인자 부족이나 흡수 장애가 원인이라면 경구 섭취만으로는 충분히 흡수되지 않을 수 있어 근육주사 형태로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고용량 경구 보충제나 설하정(혀 밑에서 녹여 흡수시키는 형태)도 일부 경우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지만, 흡수 장애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적합한 투여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신경계 증상은 치료를 시작해도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손상이 오래 지속된 경우 일부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어, 증상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채식을 하는 경우, 위 수술을 받은 경우, 특정 약물을 장기간 복용 중인 경우처럼 결핍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면 정기적으로 비타민B12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비건 식단을 실천하는 경우, 별도의 보충 없이는 비타민B12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보충제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손발 저림이나 기억력 저하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나이 탓이나 피로 탓으로 넘기기보다 비타민B12 결핍 가능성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확인 자체는 혈액검사 한 가지로 비교적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 다음 건강검진이나 병원 방문 때 이 항목을 별도로 요청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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