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뷰티(Inner Beauty)/기미 잔혹사

기미를 없애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었습니다.

윤이 나 2025. 4. 16. 15:31

단 며칠 사이에 사람의 얼굴빛이 확 어두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10년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약을 두세 번 복용했던 게 전부였는데, 그 후로 제 얼굴 피부는 순식간에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 되었고, 제 인생도 180도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증상이겠지, 아픈 게 낫고 기운을 차리면 자연스럽게 예전 피부로 돌아오겠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대와는 달리 시간이 흘러도 얼굴은 돌아오지 않았고, 거울을 볼 때마다 시커먼 얼굴을 보며 저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그때부터 기미에 좋다는 것은 할 수 있을 만큼 해 봤습니다. 

 

● 피부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

시간이 지나면 더 없애기 어려울까 봐 기미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빨리 돌려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중에 기미와 잡티에 효과가 좋다고 소문난 영양제를 사서 복용도 했습니다. 몇 가지 종류가 있었지만 핵심 성분은 같다고 했습니다. 알면서도 이것 먹고 효과가 없는 것 같으면 비슷한 다른 영양제를 사 먹었습니다. 먹는 약들은 아무래도 속에 부담이 되어 길게 먹지 못하고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화이트닝이나 미백 기능성이 붙은 저가에서부터 고가의 화장품들도 여러 종류를 사서 피부에 바르기도 했고, 마스크 팩이나 모델링팩, 가루팩, 심지어 기미에 좋다는 재료들을 직접 구매해서 자연팩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홈쇼핑 채널을 돌리다가 화장품 유효 성분을 흡수시켜 준다는 말에 혹해서 미백에 좋다는 크림과 홈케어 뷰티 기기까지 덜컥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이번에는 정말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구입하곤 했는데 매번 결론은 같았습니다. 피부 상태는 늘 제자리걸음이었고, 짙은 기미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희망 고문과 실망을 무한 반복하다 보니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이건 내 힘으로는 안 되겠구나"하는 무력감이 찾아왔습니다. 후기들을 보면 효과가 있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제 피부가 문제인 건지 시중의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변화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피부 치료를 위해 얼굴에 약을 두껍게 바른 사진

● 피부과 레이저 시술 고민

마지막 수단으로 피부과 방문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짙은 기미로 엉망이 된 맨얼굴로 병원을 갈 수도, 남에게 보여줄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가 피부가 더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점 같은 기미도 아니도 이렇게 큰 덩어리와 넓은 기미들을 레이저로 없앨 수 있을 수 있을지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피부가 얇고 예민하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금방 반응이 온다는 것을 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레이저 시술을 받고 피부가 좋아져서 꾸준히 관리받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시술로 피부가 더 얇고 예민해졌다는 후기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후자가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지금 현재의 상태도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레이저 시술을 받고는 더 최악이 되어 버릴까 봐 결국 저는 피부과 시술은 시도해보지도 못한 채 마음을 접었습니다. 

 

● 피부와 인생의 전환점

피부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도 결국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화장품도, 영양제도, 피부과 고민도 모두 해봤지만 제 얼굴은 쉽게 변하지 않았고, 무엇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새로운 방법을 찾아볼 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현실과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노력을 해봐도 안 됐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거죠. 비비크림을 최대한 덧발라 기미를 가리고 웬만하면 사진 찍는 것도 피했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카메라를 살짝 외면하고 찍었습니다. 지인들과의 모임도 피했고, 가족들과의 여행마저도 단절했습니다. 피부색에 맞지 않아도 그냥 23호 비비크림으로 가리고 다니자라며 자포자기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어둠 속에서 지내던 중, 정말 우연한 계기로 작은 시도 하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 시도가 제 인생을 바꾸어놓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큰 기대 없이, 아니 기미와 상관없이 시작했던 그 아주 작은 행동이 제 오랜 기미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다주는 첫 번째 전환점이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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