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뷰티(Inner Beauty)/기미 잔혹사

과채주스 이후, 결국 피부과를 찾게 된 이유

윤이 나 2025. 4. 29. 22:48

친정 엄마의 깨끗해진 얼굴을 확인하고 저도 기대를 가지며 과채주스를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챙겨 먹기 시작했습니다. 걸쭉한 주스를 하루에 두번씩이나 마시다보니 위장이 작은 저는 배가 너무 불러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 안색을 보며 희망을 가졌습니다. 매일 매일 거울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어? 여기 기미 덩어리에도 길이 생기고 있네?' '여기는 살짝 연해진것 같은데?' 라며 혼자 감탄을 했습니다. 

외출을 할때면 비비크림으로 여러번 덧 발라서 기미를 가렸는데 어느 날부터는 피부 커버를 할 때 덧바르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맨 얼굴로 당당하게 밖을 나설 용기까지는 없었습니다.

● 과채주스만 먹자 나타난 심리 변화

한동안은 과채 주스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며 정말 열심히 먹었습니다. 밥을 못 먹는 한이 있어도 과채주스만큼은 한컵 가득채워 두번은 꼭 마셨습니다. 안색은 정말 좋아지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복병이 찾아왔습니다. 주스로 배를 채우느라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 다른 음식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자,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소한 일에도 괜히 화가 나고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심지어는 과채 주스때문에 다른 음식을 먹지 못하는 상황에도 엄청 화가 났습니다. 저 조차도 이해 할 수 없는 화가 속에서부터 치밀어 올라 이대로는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주스를 하루에 한 번으로 줄이고 피부과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피부 시술 받는 사진

● 기미 레이저 시술을 받을 용기

이 상황이 있기 전에는 시술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기미 덩어리라고 판단했었습니다. 그동안 과채주스를 열심히 먹으면서 길이 나고 갈라지며 기미 덩어리가 잘게 쪼개져 있었습니다. '이 정도 상태라면 피부과 레이저 시술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피부과에 가서 화장을 지운 모습을 보여줄 용기가 없었지만 지금 이정도면 의사선생님께는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 역시 제 얼굴을 보시더니 기미가 꽤 심한 편이라며 레이저 시술과 함께 약 복용을 병행하자고 권하셨습니다. 과채주스를 마시며 속부터 다스려야 함을 깨달았던 저는 먹는 약 역시 몸 안에서부터 관리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과채주스처럼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함께 복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약물 부작용을 경험했던 저는 역시나 이번에도 기미 약을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약 복용을 포기하고 시술만 받게 되었습니다.

 

● 3년 이상 받은 레이저 치료의 결과 

워낙 기미가 진했기때문에 돈을 들이고 시술을 받아도 특별히 좋아지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시술을 받고 딱지가 앉았다가 떨어지고 나면 어? 하며 잠시 연해진 듯 보이다가도 다음 시술을 받으러 갈때는 원상 복귀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딱지가 떨어지며 잠시 연하게 보이기도 했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회차가 누적되면 결국엔 좋아지겠지,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관리할텐데.. 라며 기대를 가지고 꾸준히 시술을 받았습니다.

직장인인 저는 매주 피부과를 방문하는 일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얼굴에 마취크림을 바르고 기다렸다 시술 받은 후 팩으로 마무리까지 하면 왕복 시간까지 합치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곤 했습니다. 피부가 시술 비용이 비싸기도 하지만 10회 비용을 한번에 결제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3년 이상을 기미가 좋아질거라는 기대에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도 열심히 피부과 레이저 시술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시간과 돈을 투자 했음에도 뚜렷한 효과가 보이지 않자, 제 마음속에는 깊은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3년 넘게 다녔으면 저로써는 정말 최선을 다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저는 피부과 진료를 완전히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생돈만 날린 듯한 허탈감이 밀려왔습니다. 가장 속상했던 것은 시술받았던 흉터들이 기미와는 또 다른 자국으로 남았다는 것입니다. 기미를 없애기 위해 시작했던 치료였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채 또 다른 고민만 남은 것 같아 한동안은 허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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