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기미 경험
어느 날, 갑자기 기미가 얼굴을 뒤덮어버렸습니다. 10년 전쯤, 기미와 화이트닝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해 본 적 없던 저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깨끗하던 얼굴이 이렇게 급격하게 기미가 생길 수도 있을까요? 대체 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 갑자기 생긴 기미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은 후 속이 점점 안 좋아지더니 결국 구토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여러 번 약의 부작용을 겪었기 때문에 또 약이 독한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약을 두세 번 정도밖에 먹지 못했고, 구토 증상으로 결국 약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이틀 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팠고, 계속되는 구토로 탈수 증상까지 겹치며 저는 5일 동안 누워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구토 증상이 멈춘 후에야 겨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화장실 거울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아 말문이 막혔습니다. 마치 죽은 사람의 얼굴 같았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죽으면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그날 거울 속 저는 얼굴빛이 시꺼멓고, 까맣게 변해 생기를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피부가 꽤 하얗고 맑은 편이라 평소에 화장도 잘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단 며칠 사이에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아프니까 일시적으로 이렇게 된 거겠지. 몸 상태가 회복되면 예전의 얼굴로 돌아오겠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 그대로를 받아들이다
하지만 제 바람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도 얼굴은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집 안에 갇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조차 이웃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사람 없는 시간에 골라 나가거나 남편에게 부탁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숨고 싶었고, 죽고 싶었습니다. 세상에서 예전의 제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부정만 하고는 세상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제 모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혹시 처방약으로 인해 생긴 부작용이 시간이 지나 괜찮아지면 지금보단 나아질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때가 올 수도 있으니 사람들에게 제 얼굴을 들키지 않고 시간을 벌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집 말고는 다른 곳에서 잠을 자지도 않았습니다. 여행도 당연히 하지 않았고, 친척집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딱 한번 친척집에서 잔 적이 있었는데 제일 늦게 자고, 제일 먼저 일어나 화장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예전에 가끔 화장을 해야 할 때면 비비크림 21호를 발랐었는데 이제는 23호로 덧바르고 또 덧발라도 기미가 가려지지 않았고, 하얀 목과 대비되어 얼굴은 더욱 어두워 보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기미가 저보다 더 심한 얼굴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당시 제 마음속 표현은 지금보다 훨씬 거칠고 절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글인 만큼 최대한 절제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합니다. 당시에는 처방약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심한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 역시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이 원인이었든 분명한 것은 그 일을 계기로 피부가 급격하게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아예 없었던 기미가 올라왔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피부 속에 있던 기미가 올라온 것이겠죠. 평생 살면서 피부 속에는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기미까지 모두 다 올라왔다고 느낄 만큼 심각했었습니다.
지금의 얼굴도 기미가 다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바랐던 부작용이 좋아지면 얼굴도 좋아질 거란 기대도 어긋났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살아오다가 과채 주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과채 주스가 없었다면 그때보다 지금의 얼굴이 더 엉망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더 엉망이 되지 않아도 최소한 그때 그 얼굴만큼은 하겠지요. 과채주스가 이렇게 도움이 될지 예상하지도 못했고,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고 거울 보는 것도 힘들었던 터라 그때의 사진을 찍어둘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안색이 돌아오고 회복된 지금 시점에 돌이켜보니 비포(Before)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게 후회가 됩니다. 어두웠던 제 얼굴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 다음 글에서도 계속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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