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와 건강

4년 동안 난청인 줄 알았던 아이의 먹먹한 귀, 이관개방증이었습니다.

윤이 나 2026. 10. 14. 14:18

작은아이가 처음 귀가 먹먹하다고 한 건 4년 전쯤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올해까지 아이는 여러 번 난청 진단을 받았습니다. 귀가 먹먹하다고 하면 이비인후과에 가고, 난청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나으면 몇 달 뒤 또 같은 증상이 찾아오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저는 어느새 "귀가 먹먹하면 난청"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다른 병원에서 이관개방증이라는 병명을 들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청력은 아주 좋다고 하셨습니다. 4년 동안 같은 증상을 같은 이름으로만 불러왔던 저에게는 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번 글에는 아이가 이관개방증 진단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그 뒤에 궁금해서 찾아본 것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귀가 먹먹하다는 말, 처음에는 정말 난청이었습니다

처음 아이가 귀가 먹먹하다고 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중이염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흔하게 걸리는 병이라 내과에 가서 귀 안을 먼저 봤습니다. 그런데 중이염은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 예전에 봐 두었던 난청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귀가 먹먹하다는 증상을 단순히 귀가 잠깐 불편한 것으로 넘기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이비인후과로 갔고, 청력검사를 해 보니 실제로 청력이 애매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난청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뒤 아이의 귀는 나았습니다. 이때의 일은 [알아 둔 건강 정보가 실제 진단에 도움이 된 사례]로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아이가 귀가 먹먹하다고 하면 저는 '또 난청인가 보다' 하고 같은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난청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한 번 맞았던 판단이 다음에도 당연히 맞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올해는 난청이 짧은 기간 동안 유난히 자주 찾아왔습니다. 낫는가 싶으면 다시 먹먹해지고, 또 병원에 가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도 늘 가던 병원에서 난청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있었는데 귀는 좀처럼 낫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자주 반복되는 게 정상은 아닌 것 같아서 큰 병원에 가 봐야 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진료의뢰서를 받으러 갔다가 다른 병원에서 들은 병명

큰 병원에 가려면 진료의뢰서가 필요하니 늘 가던 병원에서 받아 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날 그 병원이 쉬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계속 귀가 불편하다고 하니 기다릴 수가 없어서 다른 이비인후과로 갔습니다.

 

그 병원에서도 먼저 청력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를 본 의사 선생님은 청력이 아주 좋다고, 난청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전 다른 병원에서 난청 진단을 받고 지금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4년 전 처음 난청 진단을 받았던 일부터 올해 여러 번 반복된 일까지 지금까지의 이력을 쭉 설명드렸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아이의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 보게 하셨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귀가 어떤지 하나씩 물어보셨고, 아이도 하나씩 대답했습니다. 아이는 눕거나 고개를 숙이면 먹먹한 게 덜하다고 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선생님은 이관개방증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관개방증에는 따로 먹는 약이 없다고 하셨고,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가 약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처방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2주 뒤에도 낫지 않으면 시술을 한번 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시술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지금은 스프레이를 쓰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완전히 좋아진 건 아닙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코스프레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코 스프레이

귀와 코를 잇는 통로가 닫히지 않아서 생기는 병

집에 와서 이관개방증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이관은 가운데귀(중이)와 코 뒤쪽을 이어 주는 가느다란 통로입니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할 때 잠깐 열리면서 귀 안의 압력을 바깥과 맞춰 줍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귀가 먹먹하다가 침을 삼키면 뻥 뚫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관이 열렸다 닫히기 때문입니다.

 

이관개방증은 이 통로가 제대로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면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고, 자기 목소리가 귀 안에서 크게 울리거나 숨 쉬는 소리가 귀에 들리기도 합니다. 귀가 먹먹하다는 점은 난청과 비슷하지만, 소리를 듣는 기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서 청력검사를 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력이 아주 좋다는 말과 이관개방증이라는 진단이 함께 나온 이유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자세를 바꿔 보게 하신 이유도 알게 됐습니다. 눕거나 고개를 숙이면 머리 쪽으로 피가 몰리면서 이관 주변이 살짝 부풀고, 열려 있던 통로가 좁아집니다. 그래서 이관개방증이 있으면 이런 자세에서 증상이 덜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가 "누우면 덜해"라고 했던 대답이 진단의 중요한 단서였던 것입니다. 검사 결과만 봤다면 지나쳤을 수도 있는 부분을 아이의 말에서 찾아내신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일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는 검사에서 실제로 청력이 떨어져 있었으니 그때는 정말 난청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뒤로 여러 번 받았던 난청 진단이 모두 난청이었는지는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 그중에는 진짜 난청도 있었고, 이관개방증이었던 때도 있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귀가 먹먹하다"는 말 안에도 서로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갑자기 빠진 살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진단을 받고 며칠 뒤, 우연히 어떤 의사 선생님이 이관개방증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그 영상에서 살이 갑자기 많이 빠지면 이관개방증이 생길 수 있고, 여자에게 더 흔하게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아이는 남자아이지만, 이관개방증 증상이 생기기 며칠 전까지 갑자기 살이 확 빠졌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체중이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빠진 상태입니다.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이관 주변에는 통로를 감싸서 닫힌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지방 조직이 있었습니다. 체중이 급격히 줄면 이 지방도 함께 줄어들면서 이관이 잘 닫히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체중 감소 말고도 몸에 수분이 부족할 때, 임신 중일 때, 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 이관개방증이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아이의 경우가 정말 체중 때문인지는 제가 판단할 수 없지만, 시기가 이렇게 겹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진료 때 체중이 빠졌던 이야기도 선생님께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치료는 먼저 체중과 수분 섭취를 회복하고 생활 습관을 살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증상이 오래가면 코 스프레이 같은 약물을 쓰거나, 이관 주변에 물질을 넣어 통로를 좁히는 시술, 고막에 작은 관을 넣는 시술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시술이 이 중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시술이 필요할 때 여쭤보려고 합니다.

난청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또 다른 걱정

난청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다행이라는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청력이 아주 좋다는 말은 4년 동안 반복된 일 때문에 쌓여 있던 걱정을 조금 내려놓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이관개방증은 특별한 약이 없는데 생활은 꽤 불편한 병이었습니다. 귀가 계속 먹먹하고 자기 목소리가 울리면 수업을 듣거나 친구와 이야기할 때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하루 종일 그 불편함을 안고 지낼 걸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빠진 체중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함께 마음에 걸립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배운 것도 있습니다. 미리 알아 둔 정보 덕분에 아이의 첫 난청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그 경험 때문에 같은 증상을 매번 같은 병으로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증상이 평소보다 자주 반복되거나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을 때는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확인받아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력을 의사 선생님께 자세히 말씀드리는 것이 진단에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다만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은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이라, 귀가 먹먹하다고 해서 혼자 이관개방증이라고 짐작하고 넘기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 아이가 귀가 먹먹하다고 하면 예전처럼 병원에 가되, 청력검사 결과가 어떤지, 자세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지를 함께 여쭤보려고 합니다. 아이의 귀가 하루빨리 편해지기를 바라며, 이후 경과도 다시 기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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