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 마음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잘 먹이고 싶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래보다 성장이 조금 느린 것 같으면 무엇이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 역시 아이드링 어릴 때는 그런 마음이 컸습니다. 특히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키가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칼슘과 비타민D 영양제를 챙겨 먹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영양제를 먹이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금처럼 영양제를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크게 하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 혹시 필요 이상으로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 아이에게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했던 이유
아이들이 어릴 때는 키 성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한 가지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성장기에 필요하다고 알려진 칼슘과 비타민D를 아이에게 챙겨주었습니다. 몇 달 정도 꾸준히 먹였고 특별히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무기질이며,,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칼슘은 성장기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소이고, 4~8세 어린이의 하루 권장량은 1,000mg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권장량과 상한섭취량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입니다.

● 침샘 돌을 보고 칼슘 영양제를 의심했던 이유
그런데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한 지 몇 달 뒤, 아이에게 침샘에 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이는 7세였습니다. 침샘에 돌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도 놀라웠고, 혹시 앞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다른 곳에도 결석이 생긴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특별한 증상이나 문제가 없다면 당장 치료하지 않고 지켜봐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이는 어느덧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돌은 남아 있지만 특별한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부터 한 가지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혹시 내가 먹인 칼슘 때문은 아닐까?'
검색하다가 칼슘이 문제일 수 있다는 말을 보고 아이에게 침샘 돌이 생긴 시점이 칼슘과 비타민D를 먹인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침샘에 생기는 돌이 칼슘 성분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침샘 돌은 칼슘과 인산염 등을 포함한 무기질 성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침샘이나 침샘관 안에서 침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런 무기질이 침착되어 돌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침샘 돌에 칼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과, 먹은 칼슘 영양제가 침샘 돌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괜히 먹였나?' '성장에 도움이 되라고 먹였는데 오히려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원인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확한 근거 없이 혼자 연결해서 생각했던 부분도 많았지만, 당시에는 부모로서 죄책감이 상당했습니다.
● 그래서 결국 의사 선생님께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칼슘 영양제를 먹인다고 해서 침샘 돌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침샘돌의 원인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렵고 침의 흐름이나 침샘관의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타석은 칼슘염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지만, 그것만으로 음식이나 영양제로 섭취한 칼슘이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도 한동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칼슘과 비타민D 를 아이 둘에게 똑같이 먹였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이에게만 문제가 생겼고, 작은 아이에게는 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칼슘과 비타민D를 먹는 사람은 많지만, 영양제를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침샘 돌이 생겼다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터넷에서 봤던 그 한 줄이 늘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 영양제는 많이 먹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이 중요하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저는 영양제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칼슘이나 비타민D가 나쁜 영양소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고 성장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필요하다'는 것과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칼슘도 음식과 영양제를 모두 합한 섭취량을 기준으로 상한섭취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4~8세 어린이의 칼슘 상한섭취량은 하루 2,500mg이고, 9~18세는 3,000mg입니다. 이는 권장량이 아니라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고려해 정해 놓은 상한선입니다.
비타민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돕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장기간 섭취하면 혈중 칼슘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8세 어린이의 비타민D 상한 섭취량은 하루 3,000IU, 9세 이상은 4,000IU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질환 치료 등을 위해 의료진의 판단으로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영양제는 여러 종류를 함께 먹을 때 섭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을 먹으면서 칼슘이나 비타민D가 들어 있는 다른 제품을 추가로 먹는다면 생각보다 섭취량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영양소는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도 그때의 일이 칼슘 때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지금은 타석에 칼슘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칼슘 영양제와 원인을 직접 연결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 경험 이후 영양제를 바라보는 제 생각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은 부모 마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영양제를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아이가 평소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정말 부족한 영양소가 있는지, 현재 먹고 있는 제품의 성분과 용량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는 두 아이에게 먹는것도 똑같이, 영양제도 똑같이 주었습니다. 똑같이, 혹은 비슷하게 먹었다고 해서 필요한 영양소나 부족한 영양소가 같은것도 아니고, 영양제가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아이들에게 같은 것을 먹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두 아이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영양제를 먹었다고 해서 필요한 영양소까지 같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주고 있다는 부모로서의 마음의 위안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아이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에게 영양제를 사줄때는 정말 꼼꼼히 비교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서 주려고 합니다. 저에게 영양제는 이제 '많이 챙겨주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제대로 챙겨주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었던 그때의 마음까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때의 저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양제를 먹였습니다. 다만 지금의 저는 그 경험을 통해, 좋은 것도 지나치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에게 영양제는 이제 '많이 먹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제대로 먹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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