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와 건강

기미는 의학적으로 왜 생길까

윤이 나 2026. 9. 14. 07:37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미 관리 경험을 기록해 왔지만, 정작 기미가 의학적으로 왜 생기는지 정면으로 다뤄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과채주스, 레이저, 선크림처럼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했지만, 정작 '왜 이게 생기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미뤄두고 있었던 셈입니다. [처방약 부작용 이후 시작된 기미]  편에서부터 지금까지, 제 경험은 계속 이야기했지만 그 배경이 되는 원리는 잘 몰랐습니다. 이번엔 기미가 의학적으로 어떤 원리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기미란 무엇일까

기미는 의학적으로 멜라스마(melasma)라고 불리는 후천성 색소 질환입니다. 얼굴, 특히 뺨, 이마, 콧등, 윗입술 위쪽에 갈색에서 회갈색의 반점이 좌우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멜라닌 색소가 많아진 상태가 아니라, 피부의 여러 층과 혈관까지 관여하는 복합적인 변화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흔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검버섯(광선 각화증이나 지루각화증)이나 상처가 아물며 남는 색소침착과는 발생 원리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어,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정확한 진단을 통해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멜라닌은 왜, 어떻게 과잉 생성될까

피부색은 표피 아래쪽에 있는 멜라닌세포가 만들어내는 멜라닌이라는 색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기미가 있는 부위에서는 멜라닌세포의 숫자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각각의 멜라닌세포가 더 활발하게 멜라닌을 만들어내고, 만들어진 멜라닌이 주변 각질세포로 더 많이, 더 빠르게 전달되는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티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핵심적으로 관여하는데, 이 효소의 활성이 높아지면 멜라닌 합성이 늘어난다고 설명됩니다.

 

그래서 미백 화장품 성분 중 상당수가 이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알부틴, 코직산 같은 성분들이 이런 원리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미백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분마다 작용 강도와 안정성, 피부 자극 정도가 다르다고 합니다.

호르몬의 영향

기미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흔하게 나타나며, 특히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 나타나는 기미는 흔히 '임신 마스크(클로아즈마)'라고도 불릴 정도로 잘 알려진 현상이고,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기미가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멜라닌세포를 자극해 멜라닌 생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배경으로 설명됩니다.

 

저처럼 항생제 부작용을 계기로 기미가 갑자기 심해진 경우처럼, 호르몬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유발 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어, 제가 오랫동안 원인을 명확히 알지 못했던 것도 드문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과 기미의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들도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기미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갑상선 기능 이상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정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외선의 역할

자외선은 기미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외부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외선은 멜라닌세포를 직접 자극해 멜라닌 생성을 늘릴 뿐 아니라, 피부에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 반응을 일으켜 색소 침착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없던 기미가 자외선 노출이 많은 계절에 새로 나타나거나, 이미 있던 기미가 여름철에 더 짙어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자외선 노출은 단 한 번의 강한 노출보다, 오랜 기간 누적된 노출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설명도 있어, 평소 꾸준한 자외선 차단이 단발성 관리보다 중요한 이유로 언급됩니다.

 

특히 자외선 중에서도 UVA는 진피까지 도달해 이미 형성된 멜라닌을 더 어둡게 산화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멜라닌 생성도 자극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 특히 블루라이트도 멜라닌 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영역이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 가시광선까지 차단하는 제품(주로 산화철 성분이 포함된 유색 선크림)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무색 선크림은 UVA와 UVB는 막아도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어서, 기미가 고민이라면 이런 부분까지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피부 혈관의 역할

가족 중에 기미가 있는 경우 본인도 기미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들이 있어, 유전적 소인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기미 환자의 상당수가 가족력을 보고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유전적 배경이 있는 사람은 같은 자외선량이나 호르몬 변화에도 더 쉽게 기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기미가 있는 피부 부위에서 정상 피부보다 혈관이 더 많이 발달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기미를 단순히 색소 문제가 아니라 혈관 변화까지 동반하는 복합적인 상태로 이해하려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혈관 요인은 왜 기미가 레이저 치료에 반응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실마리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색소만 겨냥한 치료로는 혈관 요인까지 함께 관리하기 어려워, 일부 치료에서는 색소 치료와 혈관 치료를 병행하는 접근도 시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 치료가 까다로울까

기미는 다른 색소 질환에 비해 치료가 까다롭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색소가 표피뿐 아니라 진피(피부 깊은 층)까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앞서 언급한 혈관 요인까지 얽혀 있어 한 가지 방법만으로 완전히 해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피부과 레이저 3년]에서 다뤘듯, 레이저 시술을 받았지만 뚜렷한 효과 없이 흉터만 남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 원리를 찾아보니, 기미는 레이저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잘못된 레이저 설정이나 방식은 오히려 색소침착 후 홍반이나 재발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피부가 얇고 예민한 경우 레이저 자극 자체가 오히려 염증 반응을 일으켜 색소침착이 더 심해지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도 있어, 제가 겪었던 경험이 이유 없는 우연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유로 기미 치료에서는 레이저의 파장, 강도, 시술 간격을 개인의 피부 상태에 맞춰 매우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고, 표준화된 하나의 치료 프로토콜보다는 환자별 맞춤 접근이 강조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미 치료는 자외선 차단을 기본으로, 미백 성분이 포함된 국소 도포제, 경구약(트라넥삼산 등), 필요한 경우 신중하게 선택된 레이저 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트라넥삼산은 원래 지혈 목적으로 사용되던 약물인데, 멜라닌세포를 자극하는 특정 경로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미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약물도 혈전 관련 병력이 있는 경우 등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치료 방법의 선택과 병행 여부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며

기미는 단순히 '햇빛을 많이 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자외선, 유전, 혈관, 만성 염증까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상태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보니, 한 가지 제품이나 시술로 완전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외선 차단이라는 기본을 꾸준히 지키면서, 필요에 따라 여러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랫동안 제 경험만 기록해 왔는데, 이번에 원리를 정리해 보니 그동안 겪었던 여러 일들(항생제 부작용, 레이저 반응, 자외선에 따른 변화)이 왜 그렇게 나타났는지 조금 더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왜 레이저가 저에게는 잘 안 맞았는지, 왜 자외선 노출량이 누적될수록 더 심해졌는지에 대한 답을 이제야 조금씩 찾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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