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남편이, 올해는 엄마와 아빠가 백내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백내장은 나이 드신 분들이 받는 수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1년 사이에 우리 가족 세 사람이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세 사람 모두 앞이 뿌옇게 보인다는 같은 이유로 안과에 갔지만, 수술받기까지의 과정도 수술 뒤의 생활도 꽤 달랐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백내장이 있습니다. 가족들의 수술을 지켜보며 언젠가 저도 겪게 될 일이라는 생각에 하나하나 찾아보게 됐습니다.

렌즈삽입술을 받았던 눈, 수술해 주겠다는 병원을 찾기까지
남편은 2009년에 시력교정을 위해 렌즈삽입술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잘 지냈는데, 몇 년 전부터 앞이 뿌옇게 잘 안 보인다고 했습니다.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렌즈삽입술을 받은 병원이 아니어서 그런지, 여러 병원을 찾아가도 수술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찾아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렌즈삽입술을 받은 눈은 백내장 수술을 하기 전에 예전에 넣은 렌즈를 먼저 빼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장비보다 의사의 손기술에 달려 있고, 렌즈를 넣을 때보다 빼낼 때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렌즈삽입술 뒤의 백내장 수술은 일반 백내장 수술보다 난도가 높고, 두 수술을 모두 많이 해 본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병원들이 왜 그러는지 서운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됩니다.
결국 남편은 예전에 렌즈삽입술을 해 주셨던 의사 선생님을 수소문해서, 옮겨 가신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는 양쪽 눈 모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두 눈을 한 번에 수술한다고 생각하니 겁도 나고 고민이 돼서 바로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넘기고, 수술이 가능한 다른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양쪽 다 백내장이 있지만 한쪽은 아직 심하지 않으니 심한 쪽만 먼저 수술하면 되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 말에 마음이 놓여 그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백내장은 눈 속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병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고, 흐려진 수정체를 맑게 되돌리는 약은 아직 없어서 치료는 수술로 합니다. 흐려진 수정체를 빼내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입니다. 백내장이 있다고 바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일상생활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보고 시기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남편이 두 병원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은 것도 그런 판단의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수술은 금방 끝난다는데, 남편의 눈은 왜 흐릿했을까
남편은 다초점 렌즈를 선택했습니다. 백내장 수술은 금방 끝난다고 들었는데, 남편은 예전에 넣었던 렌즈를 빼내는 데 고생을 해서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남편 주변에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수술하자마자 깨끗하게 잘 보였다고 했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은 잘 됐으니 지켜보자고 했지만, 몇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 후발성 백내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할 때 인공수정체를 감싸 고정하는 얇은 주머니를 남겨 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주머니 뒤쪽이 다시 뿌옇게 흐려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백내장 수술 후 5년 안에 40% 정도에서 생길 만큼 드물지 않고, 빛 번짐이나 눈부심,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치료는 야그 레이저로 흐려진 부분에 구멍을 내어 빛이 다시 들어가게 하는 방식이고, 10분 정도면 끝나는 시술이라고 합니다. 남편도 이 레이저 시술을 한 번 더 받았습니다.
그런데 레이저 시술을 받은 뒤에도 여전히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초점이 잘 맞지 않아 겹쳐 보이고, 눈부심도 그대로이며, 특히 밤이 되면 더 잘 안 보인다고 합니다. 남편은 이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 근육통인 줄 알았던 남편, 접종하고도 두 번째였던 엄마, 며칠 사이 가족 둘이 겪은 대상포진까지 겪었으니, 옆에서 보는 저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초점 렌즈에 대해서도 찾아봤습니다. 다초점 렌즈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함께 볼 수 있게 만든 렌즈로, 수술 후 돋보기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들어오는 빛을 여러 초점으로 나누는 원리라서 빛의 일부를 잃게 되고, 그 때문에 빛 번짐이나 달무리, 선명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은 뇌가 새로운 초점 방식에 적응하면서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적응하는 데 최소 4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남편의 경우는 렌즈삽입술을 받았던 눈이라는 점, 후발성 백내장이 생겼던 점까지 겹쳐 있어서, 어느 하나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초점 렌즈로 만족하며 지내는 사람도 많으니, 렌즈 탓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엄마, 아빠는 단초점으로 하루 간격 양쪽 수술
엄마는 백내장이 있는 채로 몇 년을 그냥 지내셨습니다. 그러다 부쩍 잘 안 보인다고 하셔서 올해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엄마는 단초점 렌즈로 한쪽 눈을 먼저 수술하고, 다음 날 다른 쪽 눈을 수술하셨습니다. 수술하고 나서 바로 엄청 깨끗하게 보인다고 하셨고, 만족도도 아주 높으셨습니다. 엄마의 경과를 지켜보던 아빠도 한두 달 뒤에 엄마와 똑같이 단초점 렌즈로, 하루 간격으로 양쪽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아빠도 엄청 잘 보인다며 만족하셨습니다. 엄마는 "진작 할걸" 하셨습니다.
단초점 렌즈는 한 거리에 초점을 맞춘 렌즈입니다. 보통 먼 곳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가까운 것을 볼 때는 돋보기가 필요할 수 있지만, 빛을 나누지 않아 선명도가 좋고 빛 번짐이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비용 부담도 적습니다. 렌즈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어떤 렌즈가 더 좋다기보다는, 눈 상태와 생활 방식에 맞는 렌즈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 많았습니다. 운전을 자주 하는지, 가까운 것을 보는 일이 많은지, 돋보기를 써도 괜찮은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남편은 한쪽만 먼저 받아 보길 잘했다고 하고, 엄마와 아빠는 양쪽 다 받길 잘했다고 하십니다. 같은 백내장 수술인데 세 사람이 잘했다고 말하는 이유가 서로 다른 게 신기했습니다. 남편은 결과가 기대와 달랐기 때문에 다른 쪽 눈은 아직 남겨 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부모님은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한 번에 끝낸 것을 다행으로 여기십니다.
수술 뒤 생활과 실손보험, 그리고 내 눈의 백내장
세 사람 모두 당일에 퇴원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혼자 가서 수술을 받고 혼자 돌아오셨습니다. 남편도 수술은 혼자 받으러 갔지만, 퇴원할 때 눈이 흐릿하게 보여서 제가 데리러 갔습니다. 남편은 여름에 수술을 했는데, 수술한 눈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서 땀이 들어갈까 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안약도 몇 가지를 시간에 맞춰 넣어야 했고, 보호안경도 썼습니다. 며칠 동안은 세수를 하지 못했고, 머리는 제가 감겨 주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수술 뒤 집에서 쉬셔서 땀 걱정은 덜하셨고, 보호안경 대신 원래 쓰시던 안경을 쓰고 지내셨습니다. 수술 뒤에 눈을 비비지 않고,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라는 안내는 비슷하지만, 기간이나 방법은 병원마다 조금씩 달라서 수술받은 병원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실손보험도 달랐습니다. 부모님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단초점 렌즈로 하셔서 실손보험에서 거의 다 돌려받으셨습니다. 남편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다초점 렌즈로 해서, 실손보험에서는 정해진 금액인 30만 원 정도만 나왔습니다. 찾아보니 2016년 1월 이후에 가입한 실손보험은 다초점 렌즈 비용을 보상하지 않도록 약관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가입 시기와 상품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다르니, 다초점 렌즈를 고민한다면 수술 전에 내 보험 약관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백내장이 있습니다. 아직 심하지 않고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백내장은 생활에 불편이 없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지금은 그렇게 지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저도 수술을 해야 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1년 사이에 세 사람의 수술을 지켜보면서, 수술 시기와 렌즈, 한쪽과 양쪽 중 무엇이 정답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제 차례가 온다면 남편과 부모님의 경험을 떠올리며, 제 눈 상태와 생활에 맞는 선택을 의사 선생님과 충분히 상의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한 자료
-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야그 레이저 수정체낭 절개술
- 보험연구원, 백내장수술의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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